2021년 회고, 근데 이제 게으름을 곁들인
게으른 나머지 회고도 느지막이 올리는 ISFP의 회고 😴
2021년에 나는 게을렀다. 그저 일만 열심히 했을 뿐,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다른 개발자분들의 회고처럼 나도 성장한 모습을 기록하는 회고를 작성하고 싶었지만, 올해를 게으르게 보내 성장 회고가 아닌 반성 회고를 작성하기로 했다. 게으른 나머지 회고도 해가 지나고 올려버리는…
2022년에는 성장한 모습을 기록하는 회고를 작성할 수 있는 해가 되길! 🙏
2021년 목표
정보기기운용사(X) 정보기기운용기능사(O) 자격증을 취득한 것 외에는 모두 실패했다. 2월까지는 영어 공부도, 블로그도, 커밋도, 열심히 했는데 3월부터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돈 모으기도 실패했다. 가계부를 적을 때는 정해진 용돈만 사용했는데, 뒤로 갈수록 귀찮아서 가계부를 적지 않으니 돈을 막 쓰게 되었다. 이래서 귀찮더라도 가계부는 꼭 적어야 하는데…😓
개발팀 변화
반토막
개발팀이 축소되었다. 8명이었던 개발팀이 한순간에 4명이 되었다.
연말에 다 같이 일주일간 휴가를 가기로 해서 2020년 마지막 업무 회의에서 조금 이른 연말 인사를 나누고, 내년에 해야 할 업무를 정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부장님께서 미팅을 하자고 하셔서 미팅에 참석해보니 이사님과 부장님, 수아(친구), 나 이렇게 4명이 있었다. 이사님께서 다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분들은 퇴사를 하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며 앞으로 이 4명이 개발팀이라고 하셨다…😮 ???
조금 전에 다같이 휴가 잘 보내세요 하고 인사를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전에 이사님과 퇴사에 대해 얘기를 끝내신 상태였다. 난 갑작스레 개발팀이 반토막 나버린 이 상황이 혼란스러웠고, 그다음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영업을 주로 담당하시는 이사님을 제외하고 3명이서 개발을 해야 하는건데…
나 잘할 수 있을까…?
쌍둥이에 입사
반토막이 되니 인력이 부족해 새로 1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주변에 괜찮은 개발자가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하셨는데 쌍둥이가 생각났다. 원래 나랑 쌍둥이, 같이 면접을 봤었는데 나만 합격을 해서 쌍둥이는 다른 회사에 취직해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었다.
쌍둥이에게 채용 얘기를 했더니 당장이라도 면접을 볼 기세였다. 🏃🏻 쌍둥이가 재직 중이던 회사는 야근과 주말 출근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이 걸렸는데, 내가 재직 중인 회사는 원격 근무라 집에서 일하는 걸 굉장히 부러워했다. 결국 1월에 면접을 보았고, 합격을 했다!
쌍둥이가 합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막상 붙으니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친구 1명이 같이 일하고 있었고, 거기에 쌍둥이까지 입사하니 동아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셋이서 같은 동아리를 했었다.) 1년 동안 같이 일을 해보니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지만, 이때는 좀 그랬다…😳
기억보단 기록을
개발 블로그
다시 개발 블로그를 시작했다. 2019년에 개발 블로그를 시작했었는데 인도에 가게 되고, 인도에서 돌아와서는 바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바빠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놓게 되었다.
갑자기 다시 블로그를 하고 싶어졌고, 바로 시작했다.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며 느낀 점은 내가 글을 작성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글재주는 없는데 잘 쓰고 싶어서 계속해서 글을 고치다 보니 하나의 글을 작성하는데 15 ~ 20시간 정도 걸렸다. 하루에 2시간씩 쓴다고 가정하면 7일~10일 동안 쓰는 건데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게 어이가 없다…🤣
(이번 회고도 작성하는데 15시간 이상 걸렸다.)
문제 해결 메모장
또 다른 블로그로 개발하면서 겪은 문제와 해결 방법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원래는 해결하면 끝! 이었는데 겪었던 문제를 다시 겪는 일이 많아지면서 블로그에 정리하기로 했다. 웬만하면 겪은 문제는 당일에 쓰려고 하는데 바쁘다 보면 그러지 못할 때도 있어 못쓴 글이 15개 정도 된다.
잘 쓸려고 해버리면 글을 작성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록한다’에 중점을 두고 작성하니 30분 이내로 빠르게 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2월부터 쓰기 시작해서 12월까지 11개월 동안 약 80 ~ 90개 정도의 글을 썼다.
회사 블로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세팅 방법이나 특정 오류 해결 방법과 같이 메모가 필요한 내용을 그동안 개인 노션에 정리했었다. 그러다 간혹 다른 분께서 관련된 방법을 물어보시면 개인 노션에서 공유 링크를 만들어 보내드렸었다.
어디 정리를 해둘 곳이 없어 개인 노션에 해놓았는데 다 같이 작성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에 정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노션을 사용하기에는 유료 플랜을 사용해야 했는데, 정리할 내용이 많지 않아 유료는 부담스러워 다른 방법을 찾아보다 회사 MS Office 계정이 있어 OneNote 의견이 나와 써보았는데… 탈락 🙅🏻 너무 불편했다.
문제 해결 메모장을 너무 잘 쓰고 있을 때라 Github + Jekyll로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드렸고, 그렇게 회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외부로 공개하는 용은 아니고, 내부에서 공유하는 용으로 쓰고 있는데 활용도가 높아서 만족스럽다.
데이터 라벨링 알바
언니가 데이터 라벨링 알바를 소개해줘서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알바를 해보았다.
1번째는 자동차를 라벨링 하는 작업이었는데 박스 1개당 30원이었다. 일주일 동안 약 850장을 작업했는데 21만 원을 벌었다!! 💵 2번째는 아스팔트 갈라진 부분을 선으로 표시하는 작업이었는데, 이때는 마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작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 단가 인상 이벤트를 해서 10일 정도 하고 60만 원을 벌었다!!!! 💵 💵 당장 에어팟 프로를 살까 하다가 다음 세대가 곧 출시될 것 같아 안 샀는데 아직도 출시가 안 되었다…
수당을 개인적으로 공지해주지 않고, 전체 공지를 해서 다른 분들 수당을 볼 수 있었는데 몇백만 원씩 받으신 분들도 계셨다…😮
사이드 프로젝트
Velog에 재밌는 글이 많아, 가끔씩 들어가 보곤 하는데 인기 글에서 Velog 포스트로 Github를 꾸며보자 라는 흥미로운 글을 보게 되었다. 깃허브 ReadME에 Velog 글을 미리보기로 보여줄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셨는데 글을 읽으면서 나도!! 했다. 깃허브 ReadME 꾸미기에 진심인 사람이라 나도 깃허브에 내 블로그 글을 미리보기로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개발은 시작도 안 했다. 나도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분명 신나서 Figma로 3가지 타입으로 미리보기 디자인을 해놓았는데… 바빠서 까먹어버렸나 ?
꼭 개발해서 내년 회고에 적고 말 것이다!
취미 찾기
언제부터인지 수아가 주말마다 취미로 베이킹을 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시작한 지가 1년이 넘었다. 나는 꾸준히 하는 취미가 없어서 취미가 있는 수아가 부럽기도 했고, 주말에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것 보다는 아무 취미 활동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아 취미를 찾아보기로 했다.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 필기체 쓰기, 쿠키 만들기, 뜨개질 등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해보았는데, 흠… 다 잠깐은 재밌지만, 꾸준히 할 정도는 아니었다.
주말 출근
메모장에 회고에 적을만 한 내용을 틈틈이 기록해놓았는데, 8월부터 11월까지 총 4달을 회사 진짜 바쁨이라고 적어놓았다. 8월과 9월은 그냥 야근하는 날이 많았고, 10월과 11월은 야근도 하고, 주말 출근도 하고 정말 바빴다. 2주 연속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근을 해서 19일 동안 연속으로 일을 했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난 주말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인데… 주말에도 계속 일하니 번아웃이 올 뻔했다. 이사님께서는 12월 연말에 길게 휴가를 가자고 하시면서 으쌰으쌰 했지만… 사실 난 주말에 일하고 나중에 길게 휴가를 가는 것보다 그냥 평일에만 일하고 주말에는 쉬고 싶었다.
19일 연속은 다시는 하고 싶지도 않은… 경험이다 😞
정보기기운용기능사
11월이 되고 메모장에 적어놓은 2021년 목표를 보니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었다. 그래도 정보기기운용기능사만큼은 지금이라도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년에 필기 면제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꼭 합격해야 했다. 시간이 부족해 공부를 많이 하지는 못하고, 일주일 벼락치기로 공부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
오랜만에 자격증 시험을 보고, 합격까지 하니 조금 뿌듯했다 ✌️ 그래도 공부는 미리미리 하는 걸로
여행
인천
갑작스럽게 3일 정도에 휴가를 받게 되었고, 휴가 동안 뭘 할까 고민하다 여행 얘기가 나와 지하철로도 갈 수 있는 인천으로 떠났다. 처음 차이나타운을 가보아서 그냥 아무 중국집이나 들어갔는데 탕수육이 찐 맛이었다…🌈 😇 너무 맛있어서 난리를 치며 먹었는데 정말 내가 먹어본 탕수육 중 제일 맛있었다.
속초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 바다를 정말 많이 보았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일정 중 절반은 바다에서 있었던 것 같다. 따뜻한 5월에 가서 바다에 발도 담그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일출도 봤다.
부산
그동안 한 야근과 주말 출근 보상으로 12월에 길게 휴가를 받아 3박 4일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과 속초는 즉흥적으로 떠났었지만, 부산은 한 달 전 부터 예약을 해놓고, 계획도 세워놓았다. 먹빵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진짜 엄청 먹었다. 부산은 뚜벅이여도 갈 곳도 많고, 먹을 곳도 많아 한 3 ~ 4번은 더 가고 싶다.
마치며, 🙇🏻
COMING SOON으로 회고가 올라감을 예고한 지, 15일이 지나 올라가는 회고… 내가 생각해도 좀 심한 것 같다. 내년에는 게으름을 버리고 ISFP를 탈출해보자! 🏃🏻